마케터 일기

앱 내 콘텐츠 조회수 늘리기 위한 고군분투의 기록 | 2년 6개월만에 회사에서 1인분을 하기 시작했다

으삼누 2024. 11. 2. 23:12

[단편 스타트업 글은 사설이 깁니다.]
[콘텐츠 조회수 늘리기 위한 고군분투 기록은 아래에 있습니다]



어쩌다 11월, 벌써 가을이 지나가고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이맘때쯤 직장인들이라면 올해 내가 한 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연말이 온다는 건 연봉협상을 하는 때가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내가 가진 능력, 회사에 기여한 것에 비해 과분한 연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적으로 많이 받는다는 게 아니라 내 능력대비^^!!!) 연봉은 많이 받으면 받을 수록 좋은 것이니 협상할 때 인상률을 크게크게 불렀다. 그러면서도 “도대체 회사에서는 나를 왜 좋게 평가할까?” 하는 의문은 가시지를 않았다.

지금의 회사에 들어온지 2년하고 6개월이 지난 지금에서야 나는 내가 1인분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바야흐로 2년 6개월 전... 우리 회사는 마케팅에 좋지 않은 추억이 있어서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난 다른 팀으로 입사를 했었는데, 어쩌다 갑자기 마케팅팀이 신설되었다. (말하자면 길다)
그 팀에 내가 갑자기 투입되었고, 나와 팀장님 둘이서 마케팅팀을 꾸려나갔다.

갑자기 생긴 팀이라서 일까? 나는 도대체 우리 팀이 무슨 역할을 하는 건지, 어떤 걸 바라보고 일을 해야하는 건지, 심지어는 회사에 필요한 팀이 맞기는 한 건지 고민하는 시간을 정말 오래 가졌다. 그러다 24년 2분기, 기획실장님인 y님이 ‘마케팅팀의 방향성 - 목적, 목표’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한 달 동안 매주, 마지막엔 매일 방향성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이 정말 힘들었고 결론을 냈다고 생각했는데...
이 방향성, 목적, 목표에 맞춰 3분기를 지내다보니 다른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결국 나만의 답은 찾아냈다.

우리 회사에서 마케팅팀은 ‘유저가 앱에 자주 들어오게 하되, 다음에 불렀을 때도 흔쾌히 들어올 수 있도록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한다’ 가 역할이라고 나만의 결론을 내렸다.

이 결론을 내리고 나니, 어떤 일을 어떤 목적을 가지고 진행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졌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가 이해되니 일할 맛이 나기 시작했다.

▪️▫️▪️▫️▪️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보게 하는 것이었다.
세상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앱에는 주요 서비스 외에 이용할 만한, 볼 만한 것이 없었다.
주요 서비스를 이용할 때만 앱을 잠깐 키고 마는 것이었다. 나는 유저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로 앱 유입 빈도를 늘려야겠다 생각했다.


📈 목표는 누적 조회수 000,000회였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앱 푸시도 보내고, 배너도 여러 개 띄우고 했다. 꽤 많은 구좌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주간 늘어난 조회수는 예상보다 미미했다.

뭐가 문제였을까? 내가 시도한 방식은 배너, 푸시 등으로 하나의 콘텐츠에 유입시키면 그걸로 땡이었다. 더 많은 콘텐츠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다른 콘텐츠들도 더 보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 하나의 콘텐츠를 보면 -> 콘텐츠가 모여있는 곳으로 랜딩되는 ‘작은 배너’가 뜨게 했다.
이 작은 배너의 클릭율이 생각보다 좋았다. 더 놀라운 건 이 배너로 콘텐츠가 모여있는 곳으로 가면, 또 다른 콘텐츠를 읽는 횟수가 꽤 많다는 것이었다. 의도가 적중했고 이때부터 재미가 들리기 시작했다.


♾️ 최대한 많은 콘텐츠를 보게 하기 위해, 보지 않은 콘텐츠를 보도록 유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만든 콘텐츠 중 무언가는 봤는데 b콘텐츠는 보지 않은 유저를 따로 뽑아, b콘텐츠로 랜딩되는 팝업을 띄웠다. 이미 한 번 콘텐츠를 경험했던 유저고, 콘텐츠의 퀄리티가 좋은 편이라 만족도가 높았기에 팝업의 클릭율이 매우 높았다. 이 팝업을 통해 콘텐츠를 보면, 앞서 말한 작은 배너가 뜨고, 또 다른 콘텐츠를 보게 되는 하나의 굴레가 만들어졌다. 배너, 푸시를 마구잡이로 보냈을 때보다 오히려 누적 조회수가 늘기 시작했다.


☝️ 일단 한 번 콘텐츠를 본 유저 대상으로 이런 걸 할 수 있구나 깨닫고 나니, 그럼 한 번도 콘텐츠를 보지 않은 유저를 찾아 한 번은 보게 만들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래서 한 번도 콘텐츠를 본 적 없는 유저만 따로 뽑아 반응이 가장 좋았던 주제의 팝업을 띄웠다. 배너, 푸시를 그렇게 보내도 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하니 보는 사람이 또 많았다. 노출수와 클릭율을 집계할 때마다 쾌감이 느껴졌다. 이들에게 뜬 팝업을 누르면, 콘텐츠를 보고 또 다시 작은 배너가 뜨고 다른 콘텐츠도 보게 되고, 보지 않은 다른 콘텐츠를 보게 할 팝업이 뜨고... 또 하나의 굴레를 만들게 되었다.

3분기 내에 달성하고자 한 누적 조회수 000,000회는 3분기가 끝나기 2주 전 달성할 수 있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3달 간 열심히 테스트하며 방법을 찾아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 것은 당연하고^0^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4분기가 시작되고 고작 1달만에 3분기 목표였던 000,000회 조회수를 추가로 달성했다.

일은 원래 자랑하면서 하는 거랬음!


3개월 간 만들어둔 여러 굴레들이 완벽하게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이제는 너무도 안정적으로 조회수가 나오고 있어 자동화로 세팅해두고, 덕분에 다른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숫자가 뛰는 경험을 하니 재미가 느껴졌고, 이 숫자를 늘리기 위해 정말 많은 테스트를 하다보니, 테스트의 맛을 알게 됐고, 다른 업무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었다.

[조회수 높이기] 어찌 보면 단순하고 쉬운 일일 수 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개척해냈고, 콘텐츠의 높은 퀄리티 덕분에 유저의 만족도는 높았고, 그래서 내가 또 불렀을 때 기분 좋게 앱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뿌듯할 수 밖에 없는 나의 첫 1인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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